왜 지금 ‘에이전트’가 뜨는가: 자동화의 유행 뒤에 있는 진짜 욕망
요즘 AI 이야기를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에이전트(Agent)”예요. 사람 대신 일을 ‘끝까지’ 해주는 자동화 비서처럼 보이니까요. 메일을 읽고, 일정 잡고, 보고서 만들고, 코드도 고치고, 심지어 결제나 배포까지… 말 그대로 버튼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를 꿈꾸게 만듭니다.
그런데 현업에서 자동화가 진짜로 어려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업무는 한두 단계로 끝나지 않거든요. 자료를 수집하고 → 정리하고 → 판단하고 → 결과물을 만들고 → 검증하고 → 전달하고 → 후속 작업까지 이어집니다. 중간에 예외(오류, 누락, 권한 문제, 포맷 깨짐, 데이터 형식 변경)가 너무 자주 튀어나옵니다.
그래서 에이전트 시스템을 운영하려면 “똑똑한 답변”보다 더 중요한 게 생깁니다. 안정성, 재현성, 디버깅 가능성, 그리고 실패했을 때 안전하게 멈추는 능력이죠. 이 기준으로 보면, ‘모델이 똑똑한가?’보다 ‘시스템이 고장 나지 않는가?’가 우선입니다.
이 글은 바로 그 관점에서, openclaw를 사용하기엔 codex나 gemini는 아직 시기상조다라는 주장에 대해 현실적인 이유들을 정리합니다. “나쁘다/좋다”의 감정이 아니라, 실제 운영과 자동화 관점에서 어떤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왜 어떤 모델이 더 유리하게 느껴지는지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openclaw란 무엇인가: ‘한 번 더’ 실행하는 자동화 뼈대
openclaw 같은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워크플로우 도구를 한 문장으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모델이 여러 단계를 거쳐 목표를 달성하도록, 계획-실행-검증-재시도 루프를 구성해주는 오케스트레이션입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 글을 만들고 워드프레스에 올려줘” 같은 요청은 사실 엄청 복잡합니다.
- 주제 확정 및 키워드 설계
- 자료 수집(또는 내부 지식 기반 정리)
- 아웃라인 작성
- 본문 생성
- 중복/표절/톤 점검
- HTML/구텐베르그 블록 호환 포맷 적용
- 이미지/메타데이터 구성
- 게시 전 최종 검수(링크, 깨짐, 오타)
openclaw는 이런 단계를 “작업 단위”로 쪼개고, 각 단계마다 도구 호출(예: 파일 생성, API 요청, 포맷 검증)을 붙여서 자동화합니다. 여기서 모델이 조금만 흔들리면 전체 파이프라인이 우수수 무너집니다. 그래서 모델 선택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해져요. 단, ‘똑똑함’이 아니라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요.
현업에서 중요한 건 ‘똑똑함’이 아니라 ‘고장 나지 않음’
현업 자동화에서는 성능 좋은 스포츠카보다, 고장이 적은 택시가 더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자동화는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100번, 1000번 돌아가면 “가끔 나는 작은 오류”가 곧 대형 사고로 번집니다.
특히 에이전트 환경에서 자주 터지는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형식이 조금만 깨져도 다음 단계가 멈춤
- 도구 호출이 실패하면 계획 전체가 꼬임
- 예외 처리가 부족하면 무한 루프/잘못된 반복이 발생
- 재현이 어려운 오류는 디버깅 비용이 폭발
그래서 “대화는 잘 하는데, 실행은 불안정한 모델”은 에이전트 환경에서 특히 불리합니다. 이 기준이 바로 codex나 gemini가 “아직 시기상조”로 느껴지는 큰 이유로 이어집니다.
codex·gemini가 아직 시기상조로 느껴지는 이유(핵심 요약)
1) 툴 호출 안정성: 함수 호출 실패와 포맷 불일치
에이전트는 “말”보다 “행동”이 많습니다. 즉, 모델이 도구를 호출하고(예: 함수 호출/JSON 출력/API 파라미터 생성), 그 결과를 읽고, 다음 행동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codex나 gemini 계열을 붙였을 때 흔히 겪는 불편은 이런 거예요.
- JSON 스키마를 지키라고 했는데 중괄호가 깨지거나, 키 이름이 바뀜
- 필수 파라미터가 누락되어 API 에러가 반복
- 도구 호출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타입 혼동(숫자/문자, 배열/객체)
한 번은 넘어갈 수 있어도, 자동화는 반복되니 치명적입니다. “가끔”이 계속 쌓이면 운영이 지옥이 되거든요.
2) 장문/멀티스텝에서의 일관성: 상태 유지가 흔들림
에이전트는 작업을 길게 끕니다. 중간에 요약하고, 상태를 저장하고, 다음 단계에서 그 상태를 다시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컨텍스트가 새거나, 지시사항을 잊거나, 앞뒤가 안 맞는 결론을 내리면 품질이 급락합니다.
특히 “단계별로 형식을 유지하라”, “이 템플릿을 절대 깨지 마라”, “이 변수 이름을 고정하라” 같은 운영형 지시사항이 모델 특성에 따라 잘 지켜지기도 하고, 잘 무너지기도 합니다.
3) 오류의 ‘패턴화’가 어려움: 재현성과 디버깅 비용
운영에서 제일 무서운 오류는 “왜 그런지 모르겠는 오류”입니다. 같은 입력인데 어떤 날은 되고, 어떤 날은 안 되는 식이면 팀 전체가 고통을 겪습니다.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기도 어렵고, 회귀 테스트도 힘들어져요.
일부 모델은 오류가 나더라도 비교적 비슷한 패턴으로 나와서 고치기 쉬운 편인데, 어떤 모델은 오류가 랜덤하게 튀어나오는 느낌을 줄 때가 있습니다. 이 차이는 에이전트 운영에서 정말 큽니다.
4) 도구-모델-플랫폼 간 결합 문제: 권한, 제한, 비용
현업 자동화는 “모델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인증/권한, 레이트리밋, 호출 비용, 로그 저장, 장애 알림까지 전부 연결됩니다. 그런데 모델이 도구 호출을 반복하거나, 실패 후 무의미한 재시도를 많이 하면 비용과 제한에 바로 걸립니다.
이건 단순히 “모델이 똑똑하냐”가 아니라 “모델이 운영 친화적으로 행동하냐”의 문제입니다.
claude 모델 대비 불가능한 점이 많다고 느껴지는 영역들
여기서 중요한 전제부터 말하겠습니다. 이 글은 특정 모델을 “절대적으로” 깎아내리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다만 많은 실무자들이 체감하는 건 이거예요. claude 계열은 글·문서·지시사항 준수에서 강점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codex나 gemini는 특정 환경에서 에이전트 운영 관점의 삐끗함이 더 자주 보인다는 점입니다.
코드 생성 vs 코드 실행: ‘돌아가는 코드’가 중요하다
코드를 “그럴싸하게” 쓰는 것과 “실제로 실행되는 코드”는 다릅니다. 에이전트는 코드가 돌아가야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다음 같은 문제는 운영에서 시간을 갉아먹습니다.
- 의존성(라이브러리/버전) 가정이 틀림
- 환경 차이(윈도우/리눅스, 파이썬 버전) 고려 부족
- 예외 처리 누락으로 작업이 중단
이 부분에서 어떤 모델은 실패했을 때 “실패를 인정하고” 대안을 내놓는데, 어떤 모델은 자신감 있게 틀린 길로 계속 가기도 합니다. 에이전트에선 후자가 더 위험해요.
문서 기반 작업: 형식 보존과 템플릿 파괴 방지
워드프레스, 노션, 구글 문서, 기업 보고서 템플릿… 이런 곳에선 형식이 생명입니다. 제목 구조(H2/H3), 표, 목록, 링크, 강조, 메타데이터가 일정해야 검색엔진과 사람 모두에게 좋습니다.
claude 계열은 비교적 “형식을 유지한 채로” 확장하는 느낌을 주는 반면, 다른 모델은 도중에 형식을 바꾸거나, 표를 깨거나, 제목 레벨을 섞는 문제가 더 눈에 띄기도 합니다(체감 기준).
분석·검증: 근거 확인과 자기점검의 습관
에이전트에서 모델이 스스로 점검하는 습관이 없으면, 오류가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예를 들어 “링크가 실제로 존재하는가?”, “HTML이 닫혔는가?”, “JSON이 파싱 가능한가?” 같은 체크를 자동으로 해주는 모델이 더 운영 친화적이죠.
오류가 ‘아주 많다’는 느낌의 실체: 어떤 오류가 반복되는가?
대표적인 오류 4종 세트
- 환각(할루시네이션): 존재하지 않는 기능/옵션/결과를 사실처럼 말함
- 잘못된 확신: “100% 됩니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론 불가능하거나 조건이 빠짐
- 형식 오류: HTML/JSON/코드 블록이 살짝 깨져 자동화가 멈춤
- 도구 호출 파손: 함수명, 인자, 타입을 바꿔 호출 실패
운영에서 치명적인 오류: ‘되돌릴 수 없는 작업’
자동화가 진짜 위험해지는 지점은 삭제, 결제, 배포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작업입니다. 에이전트가 실수로 잘못된 리소스를 삭제하거나, 잘못된 환경에 배포하거나, 권한이 없는 작업을 시도하면 사고가 납니다.
그래서 현업에선 “모델이 똑똑하게 알아서 한다”보다, “중요 단계에서는 반드시 사람 승인” 같은 안전장치를 둡니다. 이걸 무시하면 자동화는 편리함이 아니라 폭탄이 됩니다.
그럼에도 codex·gemini를 쓰고 싶다면: 현실적인 운용 가이드
여기서 “그럼 다 쓰지 말라는 거냐?”는 질문이 나옵니다. 꼭 그렇진 않습니다. 다만 에이전트 운영은 ‘가드레일 게임’입니다. 모델이 100% 완벽할 거라는 가정은 버리고, 시스템으로 안전성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에요.
가드레일 6가지: 이거 없으면 운영이 흔들린다
- 스키마 검증: JSON/HTML/파라미터를 정규식·파서로 검증
- 리트라이 정책: 같은 실패를 무한 반복하지 않도록 횟수 제한
- 샌드박스 실행: 코드/명령은 격리 환경에서 먼저 테스트
- 단계별 승인: 결제·삭제·배포는 반드시 인간 승인
- 관측 가능성(로그): 입력/출력/도구 결과를 모두 기록
- 폴백 모델: 특정 단계(문서 편집/요약/검수)는 다른 모델로 대체
평가/테스트: “한 번 잘 됨”은 아무 의미가 없다
에이전트는 장기 운영입니다. 그래서 작은 테스트라도 꼭 필요합니다.
- 회귀 테스트(예전 케이스가 지금도 되는지)
- 프롬프트/워크플로우 버전관리
- 실패 케이스 수집(에러 로그를 자산으로 만들기)
대안 전략: ‘모델 선택’보다 ‘시스템 설계’가 먼저다
결론적으로, 모델만 바꿔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운영에서 덜 아픈 선택은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은 팀들이 택하는 현실적 전략은 이렇습니다.
- 역할 분리: 생성(초안) / 검수(형식) / 실행(도구 호출)을 분리
- 작업 분해: 큰 목표를 작은 단계로 쪼개서 실패 폭을 줄임
- 휴먼 인 더 루프: 중요한 단계는 사람이 “OK”를 눌러야 진행
- 모델 혼합: 문서/요약에 강한 모델 + 코드/도구에 강한 모델을 조합
만약 당신이 openclaw 기반으로 “진짜 자동화”를 굴릴 계획이라면, 모델의 장단점을 인정하고, 시스템적으로 안전장치를 빡빡하게 넣는 게 장기적으로 이깁니다.
참고로 에이전트/자동화 설계 전반을 이해하는 데는 다음 자료도 도움이 됩니다(외부 링크): Intelligent agent 개념 정리(위키피디아)
FAQ: 자주 묻는 질문(6개 이상)
Q1. openclaw는 초보가 쓰기 어려운가요?
A. 자동화 자체가 “예외 처리”를 요구하기 때문에 초보에겐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단계별로 작게 시작하면 충분히 접근 가능합니다. 가장 쉬운 시작은 “작은 작업 1개를 반복 자동화”하는 것입니다.
Q2. codex나 gemini는 아예 쓰면 안 되나요?
A. “아예”는 아닙니다. 다만 에이전트 운영에서 오류가 잦게 느껴질 수 있어, 가드레일 없이 곧바로 핵심 업무에 붙이는 건 위험합니다. 제한된 역할(초안 생성, 아이디어 발상 등)에 먼저 쓰는 게 안전해요.
Q3. 왜 어떤 사람은 잘 쓴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오류가 많다고 하나요?
A. 입력 형태, 도구 구성, 워크플로우 설계, 그리고 실패를 다루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안전장치가 있는 시스템”에서는 잘 돌아가고, “모델에게 전부 맡긴 시스템”에서는 쉽게 무너집니다.
Q4. claude 모델이 무조건 더 좋은 선택인가요?
A. 목적에 따라 달라요. 다만 문서 작업, 지시사항 준수, 형식 유지 같은 영역에서 강점을 체감하는 경우가 많아, 에이전트에서 ‘운영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유리하다고 느끼는 팀들이 있습니다.
Q5. 오류를 줄이려면 프롬프트를 더 길게 쓰면 되나요?
A. 꼭 그렇진 않습니다. 오히려 프롬프트가 길수록 지시사항 충돌이 생기거나 모델이 놓치는 항목이 늘 수 있어요. “짧고 명확한 규칙 + 스키마 검증 + 단계 분리”가 더 효과적입니다.
Q6. 에이전트 자동화에서 가장 먼저 넣어야 할 안전장치는 뭔가요?
A. 1순위는 “되돌릴 수 없는 작업은 승인 후 실행”입니다. 그 다음은 로그/관측 가능성, 그리고 출력 스키마 검증이에요. 이 3개만 있어도 사고 확률이 크게 줄어듭니다.
Q7. 비용이 걱정되는데, 운영 비용은 어떻게 줄이나요?
A. 불필요한 재시도(리트라이)를 줄이고, 단계별로 토큰 사용량을 관리하세요. 그리고 “항상 대형 모델”이 아니라, 간단한 단계는 소형 모델/규칙 기반 처리로 대체하면 비용이 내려갑니다.
결론: 지금은 과대기대보다 ‘안전한 단계적 도입’이 답이다
정리하자면, openclaw를 사용하기엔 codex나 gemini는 아직 시기상조다라는 말은 “모델이 나쁘다”가 아니라, 에이전트 운영 기준에서 안정성이 아직 불안하게 느껴진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에이전트는 대화가 아니라 운영이고, 운영은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계속되는 성공’이니까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이렇습니다.
- 작게 시작하고(작은 자동화 1개)
- 안전장치를 넣고(검증/로그/승인)
- 역할을 분리하고(생성/검수/실행)
- 필요하면 모델을 섞어서 쓰는 것
이 과정을 밟으면, 특정 모델의 한계 때문에 좌절하기보다, 어떤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자동화 체력”이 생깁니다. 에이전트는 유행이 아니라 운영 기술입니다. 천천히, 안전하게, 그러나 꾸준히 가져가면 결국 이깁니다.